고양이 가족 구성 및 발병 전

부모묘 2 + 생후 7주차의 아깽이 6 = 총 8묘


<여섯 아깽이들>


1월 2일 - 찬이 입양감
1월 3일 - 베베 입양감
1월 5일 - 찬이 이틀 동안 혈변 후 범백 키트 양성 반응 (강하게)

           - 집에 남은 네 아이들 모두 범백 키트 양성 반응 (약하게), 증상 없음
           - 베베 음성 반응 (키트 음성, 증상 없음 - 감염 안됨)




▷ 범백 초기 또는 잠복기 : 2011년 1월 9일 - 1월 21일


키트 양성 반응이 뜨고 4일 후인 1월 9일, 벨라부터 혈변이 시작되었다.
혈변이라고는 하지만 모양 잡힌 약간 무른편 끝에 피가 섞여 나오는 정도였다.
활동성, 식욕 모두 나쁘지 않았고 구토나 설사는 없었다.
통원 치료 하며 약 대신 아침 저녁으로 주사를 맞았다.
네 아이와 부모묘까지 여섯 묘의 변 상태를 각각 확인하기가 어려웠지만
가능한 옆에 붙어서 시간별로 먹는 양과 화장실 이용하는 것을 기록했다.

1월 18일 : 통원치료 중단.
병원에서는 1월 20일까지 괜찮으면 완치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무렵 먼저 분양된 찬이는 완치 판정을 받고 1차 접종까지 마친 후였다.
분양된 또다른 아이 베베는 아무 증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 발병 : 2011월 1월 22일 ~ 1월 25일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안심할 무렵, 모든 게 시작되었다.

1월 22일. 23일 : 까뮤가 하루 한 차례씩 구토를 했지만 소화기능 문제로 여김


1월 24일 : 범백 항체 검사를 위해 벨라와 까뮤 병원 방문. 항체 전혀 없음.
백혈구 수치 정상. 탈수 없음. 병원에서 처음부터 범백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견해를 보임.
(키트 양성 반응 후 2주 이상이 지났으므로 약하게라도 항체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항체 검사 키트는 완벽하게 깨끗했음)

까뮤 구토 증상에 따라 약 처방 받음

1월 25일 : 까뮤 밤새 구토. 식욕 및 활동성 제로. 우유 구토 시작, 둘다 입원함.

이후 남은 아이 둘에게도 차례로 증상이 나타남.
우유에게 집에서 강제급여 시도했으나 구토가 악화됨.



▷ 입원 및 투병 시작 : 2011월 1월 25일 ~


네 아이 모두 24시간 병원에 입원함. 
까뮤에게 범백 키트 재검. 강렬한 양성 반응.
수액처치 및 혈청주사 투여.
PCR 결과 범백 확진.



▷ 범백 말기(토리/벨라/우유) 

까뮤의 상태가 가장 안좋았다. 토마토케첩같은 진짜 혈변을 봤다.
다른 세 아이는 오히려 활력이 남아 있었고 음식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던 중에...

1월 30일 :  토리 상태 악화됨. 밤 11시 경 사망
1월 31일 : 벨라 / 우유 기력이 떨어짐. 수혈 받음
2월 1일 새벽 : 벨라 / 우유 상태 악화됨. 세 시간 간격으로 사망 (0시~3시)

모두 하루 만에 급격히 악화된 것이었다.
세 아이 모두 사망까지 같은 양상을 보임 :
구토 혹은 설사 → 저체온증 → 동공 풀리고 의식 불명
이 단계가 몇시간 안에 진행되었다.


2월 2일 : 아빠묘인 석봉이 발병. 발열 / 설사 / 무기력/ 식욕부진 증상. 범백 키트 양성 반응

2월 3일 : 석봉이 퇴원.  이틀 후 회복.  5일간 약물치료. 



▷ 계속되는 까뮤의 투병기






2월 1일 : 입원 7일째. 갑자기 활력을 찾음. 꾹꾹이도 하고 골골송도 부름. 밥을 조금씩 먹기 시작함.

[강제급여 시작]


2월 4일 : 기력이 다시 떨어짐. 물설사 / 녹색 구토(담즙). 강제급여 중단

2월 5일 : 설사 심해짐. 혈변도 다시 보임. 기저귀 착용시킴.


입원 2주째. 맨 처음 키트 검사 후 한달째.
나는 지치고 화가 나고 혼란스러웠다.
입원치료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병원비도 걱정이었지만, 그보다는 입원치료가 과연 옳은 선택이었나 싶어졌다.
극도의 스트레스가 병을 더 악화시키는 건 아닐까?
아이들이 자신이 치료받고 있다는 걸 모를텐데, 버림받았다고 느끼진 않을까?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 해도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게 하는 게 옳은 걸까?

하지만 이제 와서 퇴원을 시키자니 속수무책이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꼴 밖에 안되는 거 아닐까?
아깽이들은 집에서 혈관수액을 놓을 수가 없고(양조절이나 막히는 증상에 대한 위험)
피하로 수액을 놓기엔 상태가 너무 안좋았다.

24시간 병원으로 옮기기 전에 원래 다니던 병원과 다른 유명한 고양이 전문 동물 병원에도
조언을 구해보았다. 양쪽 다 '고양이는 입원시키지 않는 게 생존률이 높다'는
의견이었지만, 당장 구토와 혈변, 음식거부를 하는 아이를 퇴원시키라는 얘기는
하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스스로 먹기 시작하면 그때 피하로 수액을 맞으며
통원치료를 하라고 권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택한 방법은 병원에 아이를 두되
나도 함께 붙어 있는 것이었다. 범백 걸린 아이는 면회나 만지는 게 제한적이었지만,
이미 세 아이를 잃은 상황에서 나는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다행히 병원에서도 양해해주었고, 집에서 챙겨간 소독약으로 아이를
만지기 전과 만진 후에 소독을 했다. 병원 문을 여닫을 땐 장갑을 사용했고,
아이를 담요로 감싸안아 무릎에 내려놓은 뒤 하루 종일 또는 새벽 늦게까지 함께 있었다.



2월 6일 : 구토 멎음. 알부민 수치 저하로 복수 차기 시작함. 설사와 혈변.
             빈혈 심해짐(10% 가까이 떨어짐)

2월 8일 : 수혈받음

벨라와 우유에게 수혈했던 전례가 있어서 많이 망설였다.
(벨라의 경우는 수혈하다가 반응이 좋지 않아서 중단했고,
우유는 부작용은 없었지만 효과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까뮤의 혈액이 병원에 있는 이크라는 고양이와 매칭이 아주 잘 된다고 했다.
매칭 Grade 1정도면 무리가 없는데, 둘은 그보다 더 잘 맞는 Grade 0이라고 했다.



2월 9일 : 수혈 후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알부민 수치와 빈혈이 조금 개선됨

2월 10일 : 혈변 멎음. 강제 급여 다시 시작. AD 캔의 미세한 건더기조차 삼키기 버거워해서 
                  완전한 액체로 만들어 먹임. 한번에 0.5ml이상 입에 넣으면 뱉어냄.

2월 11일 : 조금씩 음식에 관심을 보임. 제대로 먹지는 않음.

2월 13일 :  스스로 먹는 양이 늘어남. 변 상태 잡힘. 모양 잡힌 무른 변과 맛동산.
                   강제급여가 점차 수월해짐.


강제 급여 방법을 보려면 아래 클릭




2월 14일 : 강제급여가 조금씩 수월해짐. 스스로 먹는 양 급격히 늘어남. 설사 멎음.

2월 15일 : 빈혈 수치는 여전히 낮은 상태이나 활력이 좋아짐.
                  오후 5시 퇴원

집에 돌아온 까뮤는 엄청 행복해보였다. 손만 대도 골골거리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잤다.
빈혈기가 있는 데다가 너무 오랫동안 입원해 있던 탓인지 이틀동안은 움직임이 좀 둔했다.
그루밍을 하다가도 비틀거리고 고양이 방에 격리해두어도 울지 않았다. 

 
2월 20일
: 퇴원 5일 뒤 병원 방문하여 재검. 모든 수치 정상으로 돌아옴.
                   3월 5일에 1차 4종 백신 접종 예약함.


범백은 몇 번이고 재감염될 수 있으니 완치됨과 동시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의사도 있다.
실제로 다섯 번까지 재감염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편으론, 범백 완치 후 접종을 했다가 칼리시에 감염됐다는 사례도 보았다.
까뮤의 병원에서는 2주 정도 휴식기를 가진 뒤에 접종을 하자고 했다.
강제급여나 입원치료에 대해서도 의사들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보이고,
저마다 접근방법이 다르듯 접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상반된 경우와 사례들 속에서 나는 까뮤 담당의사의 견해를 따르기로 했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는 기존의 범백 진행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였고,
키트 양성 확인일부터 본격적으로 구토 설사 발열 증세가 나타나기 전까지의 3주동안은 뭐였는지
- 잠복기였는지, 그 사이에 재감염이 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항체를 만들기까지 6-7주가 걸린 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분명한 건 범백이 반드시 7일 안에 결판이 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접종을 마친 성묘인 아빠고양이(석봉)도 감염시킨 걸 보면 범백 변종인 듯 하다.
그동안 인터넷으로 수많은 범백 투병기를 읽고 또 읽으며, 정보를 얻었다.
내가 읽었던 범백 완치글의 주인공을 병원에서 마주치기도 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뒤늦게 알게됨)
지난 1월, 2월을 지나면서 투병기의 글 한 줄, 주변 사람들의 말 한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이름모를 그분들께 감사를-


**

까뮤에게 적극적인 처치를 해준 W병원 담당의사선생님과 간호사분들, 감사합니다 :)




***

끝으로, 청구서 상의 병원비는 470만원 남짓 나왔다.
실제로 계산한 금액은 CONFIDENTIAL ~
대표적인 항목별 비용을 보면,

혈액검사 / CBC : 3만원
혈액검사 / PCR : 12만원
1일 입원비(수액포함) : 4만원
수혈 : 10만원
항혈청 주사 : 2만원

부가세 제외한 금액이며, 항혈청 주사와 혈액검사(CBC)는 각각의 고양이에게
거의 매일 비용이 발생했다고 보면 됨. 

가정출산 및 다묘를 책임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프게 배우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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