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행복도는 화장실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집사 9년차에야 알게 되어, 거실에 고양이 화장실을 하나 더 마련했다.

집안의 메인 공간에 오픈형의 화장실을 들여놓고 카페트만큼 커다란 매트도 깔아두었다.

새 화장실을 들이는 김에 친환경 모래로 바꿔보자 싶었다.

이런저런 모래를 테스트하면서 모래 체험단 이벤트에도 응모해봤는데 운 좋게 당첨. (감사합니다 흐흐)

그리하여, 이 글은 첫 번째 제품 리뷰이다.


모래를 고르는 기준

모래를 찾는 기준은 네 가지였다.

1. 고양이가 좋아할 것 : 이게 가장 중요하다. 친환경이라도 친고양이가 아니면 무슨 의미인가. 우리집의 가장 중요한 환경은 고양이니깐.

따라서 고양이가 좋아하고 적응기가 짧은 것이 가장 중요했다.

2. 친환경 : 고양이의 호흡기에도 발바닥에도 내 마음에도 호의적인 제품을 사용하고 싶었다.

3. 먼지가 적은 것 : 1번과 2번을 모두 충족한 것이 있긴 있었다. 하지만 먼지가 너무 심했다.

4. 잘 뭉쳐질 것 : 1, 2, 3번을 모두 충족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의 내 멘탈처럼 바스라졌다...


그러던 와중에 에코케인이 배송됐고, 무료 체험이라 기분은 좋지만 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처음 들었을 때 엄청 가볍기는 했다. 그리고 사실 기대치도 가벼웠다.




그래서 에코캐인은 어땠는데?

결론적으로는 이제껏 테스트했던 모래 중에서는 가장 만족스럽다.

처음으로 4가지 기준 모두가 거의 충족되는 제품이다.

모래보다는 흙과 같은 느낌이고, 화장실에 부었을 때 건강한 흙냄새가 난다.

그래서인지 변냄새가 잘 나지 않는다. 사실 냄새는 모래 고르는 기준에 넣지도 않았고, 거기까지 바라지도 않았는데

거실에서 오픈형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이라서 냄새를 잡아준다면 삶의 질이 달라지는 부분이다.

이 상태가 모래갈이 할 때까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겠다.

가볍다는 것은 생각지 못한 장점인데, 그동안 화장실 치울 때마다 손목에 무리가 갔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그래서 이왕 리뷰를 쓰는 김에 영상도 제작했다. ㅎㅎㅎ




물론 이거보다 더 좋은 모래 있으면 마다하지 않겠지만,  거의 정착하지 않을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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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만성 구토의 원인은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병원에서 특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환경적 문제와 함께 다양한 식사와 보조제를 시도해서 각자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근래에 진주가 심한 구토와 식사 거부, 의기소침 증세를 보여서 몇 군데의 병원을 방문했으나
의학적인 원인을 찾지 못했고, 인터넷 리서치를 통해 얻은 정보 중 몇 가지를 시도 중이다.

 

1. 소화 효소 급여 - 토탈엔자임
: 구토의 발생 원인이 무엇이든지간에 만성 구토는 구토가 구토의 원인이 되어 소화기능이 약해지고, 악화되는 것 같다.
소화효소로 구토를 멈췄다는 사례들이 있어 습식사료와 함께 급여중이다.

2. 감초 + 유근피 + 마쉬멜로우 루트
: 위 세가지를 분말로 갈아서 사료에 뿌려주면 구토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1/4티스푼 - 1.25g 씩 하루 두 번)

https://youtu.be/ldGrAsrxLA8

 

3. 식이섬유 - Benefiber 급여
하루 두세번 씩 습관적 구토를 하는 노령의 고양이에게 온갖 방법을 시도한 끝에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파테 타입 캔사료 1/2에 베네화이바를 1티스푼씩 섞어서 급여하는 것.
다른 방법은 하나도 효과를 못 보고, 오직 베네화이바만이 유일하게 구토를 멈췄던 비법이라고 한다.
급여량이 좀 많아보였는데, 영상 코멘트에 절반(1/2티스푼)으로 줄이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추가했다.
(이 고양이는 결국 갑상선항진증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베네화이바 급여와는 무관하다고 함. 노환에 따른 질병을 얻은 듯....)

*베네화이바와 함께 메타무실(Metamucil)도 동일한 효과를 봤다고 나중에 코멘트를 추가함.

https://youtu.be/d9qY_iFM_bg

 

4. 카모마일 / 페퍼민트 차

위 진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급성 구토 시에 집에서 처치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라고 한다.
아래 영상은 수의사가 운영하는 채널이며, 영상에서 이것저것 설명을 많이 하는데
카모마일이나 페퍼민트 차를 좀 진하게 우려내서 1티스푼(5ml)씩 하루 세 번 주면 된다.
주사기나 아이들 약병을 사용해서 강제급여해야함.
먹여보니 페퍼민트보다는 카모마일이 좀 더 삼키기 수월해보였다.
(고양이가 페퍼민트 좋아한다고 누가 그랬더라.)


+

진주의 급성 구토는 현재 진정이 됐고, 재발 방지를 위해 식이섬유와 소화효소는 계속 급여할 계획이다.
진주의 구토는 환경 / 습관 / 심리적인 원인도 있을 것 같아서
집안 환경과 물품 사료 등을 바꾸거나 추가하는 중이고
사료 뿐만 아니라 그릇 수량과 위치, 급여방식도 바꾸었다.

마무리는 내 새끼 밥먹는 영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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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봉이는 두살이 넘었건만 여전히 장난감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호기심을 보인다.











 


사수자리답게 목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온몸으로 장난감을 원한다.







한 살이 넘은 진주 역시 장난감과 쇼핑백 매니아.














한살 무렵부터 모든 장난감에 호기심을 잃고 오로지 봉다리만 찾는 몽롱



이들은 고양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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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백과 열심히 싸우고 있는 차루가 어제 수혈을 받았다.


수혈묘는 우리집 둘째 석봉이.


고양이는 강아지와는 달리 혈액을 오래 보관할 수 없어서 혈액은행에서 혈액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 급박한 상황에서 수혈 가능한 고양이를 수배하게 된다.


(가끔 고양이 카페에 '공혈묘를 찾습니다'란 글이 올라오곤 한다.)


체혈을 하기 위해서는 마취를 해야하기 때문에 질병이 없고 컨디션이 좋아야 하며, 


수혈받는 고양이보다 덩치가 커야 한다. 


범백 항체가 있고 5kg이상의 몸무게에 건강한 컨디션을 갖고 있는 고양이 석봉은


평화롭게 창밖의 눈구경을 하다가 난데 없이 병원으로 소환되었고


다행히 차루와의 혈액교차반응도 괜찮아서 바로 수혈에 들어갔다.




     :: 수혈 후 얼어붙은 석봉

 

        문 밖에만 나가도 아이유아이유 우는 아이인데

        병원에서 입도 벙끗 안 하고 저러고 있었다는 거...




덕분에 오랜만에 피검사도 하고 얼결에 건강 검진을 받은 셈.


부디 에너자이저 석봉의 기운이 차루에게 전해져 범백을 물리치길!




그런데,




수혈을 마치고 병원에서 돌아온 후 몽롱이와 진주가 석봉이를 못 알아본다.


채혈을 할 때 목의 털을 미는데 그 때문에 체취가 사라지고 약품냄새가 나기 때문인 것 같다.


진주는 쇼파 밑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고 얼굴만 봐도 난리난리,


몽롱이는 석봉이가 지나가면 뒷통수를 후려칠 준비를 한다.



:: 저렇게 하악질하다가 잽싸게 쇼파 밑으로 ㄱㄱ (클릭하면 재생됩니다)



석봉이는 억울한 목소리로 '나라고!!'를 외치는데

진주는 여전히 '너 이 색히 누구야.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이런 반응 ;


이럴 땐 셋 다 같은 샴푸로 목욕을 시키면 해결될 수도 있지만


엄동설한에 목욕을 감행하다가 감기 혹은 스트레스성 질병이 생길지도 모르니깐....


아이고 이 까탈스러운 생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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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석봉이는 아이패드에 빠져 있다.

Game for Cats라는 고양이 게임 어플 때문이다. 

몽롱이는 게임에 참여하진 않지만 아이패드 옆에 달라붙어 있고,

진주는 석봉이의 눈치를 본다.


석봉이는 저걸 던져주면 30분이고 1시간이고 가지고 논다.




(화면을 클릭하면 동영상이 플레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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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 스티커


지난 11월 8일, 진주와 찬이의 생일이었다.

한 살이 된 찬이의 생일을 뒤늦게 기념하여

기념스티커를 만들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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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고양이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에 개납카키 님이 올린 범백에 관한 글이다.











범백 정말 지독한 병이더라구요.

회복 후 2주가 지난 지금도 후유증으로 탈모와 비듬, 저체중과 떨어진 식욕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우리 개나비 ㅠㅠ

덕분에 고양이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개나비 이생캬 아주 날 수의사로 만들어라 -_-...

 

이 글은 2009년 6월에 작성되었습니다.

문의는 ciael@naver.com 으로..

 

 

 

 

 

 

범백혈구감소증이란

발성 [광범위하게]

혈구[혈액 성분 중 체내 면역체계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체내의 군사들]

감소 [줄어드는]  [증세]

 

즉 범백은 혈액 내 백혈구가 줄어들어 면역체계가 엉망이 되는 '증세'

장염+면역력 저하 2단 콤보라서 장염을 버티더라도 면역력과 체력때문에 죽는 애들이 많음

 

백혈구가 아닌 혈소판 감소증도 있고 범발성이 아닌 한정성 증세도 있지만

흔히들 '범백' 이라고 부르는건 범발성 백혈구 감소증

 

이 증상은 '파보 바이러스' 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심근염형과 급성형, 만성형이 있으며,

심근염형의 경우 설사 구토 없이 돌연사를 일으키므로 투병할 시간이 없음 [어린동물에게서 주로 발생]

급성형의 경우 장염과 면역체계 저하, 활발하게 증식하는 위와 장 내벽세포를 파괴하여 발열, 구토, 설사, 혈변 일으킴

범발적으로 모든 종류의 백혈구 감소를 일으켜 면역체계를 흐트리고, 2차감염이 동반될 경우 치사율 높아짐

잠복기 1주일정도, 투병기 1주일~2주일 [가장 흔한 범백이 이 급성형 범백]

급성형 범백의 회복기에 주로 만성형 증상으로 넘어감

만성형은 급성형과 비슷한 증상이나 상대적으로 가볍고 장기간에 걸쳐 설사, 때로는 구토를 안하는 케이스도 있음

급성형으로 악화될 수 있음

 

흔히들 말하는 '범백'이란 병은, '파보 장염'을 일으키는 '파보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급성, 만성형 장염'을 말하는 것

 

급성형과 만성형의 경우, 파보 바이러스가 고양이의 체내에서 하는 고양이 죽이기 콤보공격

위와 소장, 내장 등 소화기 내벽 세포를 공격해 위장장애를 일으킴, 구토와 혈변, 설사가 동반될 수 있음

모든 백혈구 종류가 감소하여 면역체계가 매우 약해짐,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약한 몸이 됨

위장 내벽의 손상으로 생긴 상처 기타등등을 통해, 사소한 세균감염으로도 패혈증이 오거나 등등으로 사망  

즉, 발열, 구토,설사, 혈변으로 탈수, 탈진, 체력저하가 일어난 상태에서 2차감염>사망

 

한국에서는 30여년쯤 전에 개에게 전염된 파보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당시엔 1,2개월령의 어린 동물의 치사율이 매우 높았으나 최근에는 접종상태와 위생관리가 좋아지면서 어린 동물들의 감염은 상대적으로 줄었음. 다만 모든 바이러스가 그렇듯 백신에 막히면 변종이 생기게 되는데, 그 변종 탓인지 1,2년이 지난 성묘 성견 감염의 확인이 늘고 있음

 

* 변종 범백으로 추정되는 soomi81(윰이맘)님의 범백 투병기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480445

* 변종 범백으로 추정되는 eyerubin(키릴) 님의 범백 투병기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388021 

* 변종 범백으로 추정되는 jyso1(찡찡) 님네 범백 투병기

관련글: http://cafe.naver.com/ilovecat/382340  http://cafe.naver.com/ilovecat/382358

 

범백 발병 시의 구토, 설사 증세 사진




발병 다음날 아침, 링거 맞추고 오자 마자 구토한 토사물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을 굶은 상태였기 때문에 맹물만 구토]

 






토사물을 휴지로 닦아냈을 때 상태

보시다시피 약간 노란 위액만 보입니다만 뭘 먹은 상태에서 토하면 토사물이 좀더 지저분할듯.

 

 



범백 투병 중 설사물이 튄 상태

철장에 가둬 두고 철장 안 화장실에서 응아했는데도, 완전 물줄기를 뿜어내기 때문에

이렇게 철장 밖으로도 튑니다. 보시다시피 반투명하고 완전한 물에 가까워요.

물론 범백 초기에는 이정도 물은 아니고 그냥 보통의 설사처럼 시작합니다만,

설사 냄새가 다릅니다. 일반 설사는 구수하고 지독한 방귀 냄새와 비슷하지만..

범백 시의 설사는, 많은 분들이 그러셨듯이 세제냄새? 락스냄새? 같은 냄새입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냄새였어요..





 

예방 방법

 

범백의 경우엔 '백신'이 있음. 화이자 백신, 4종백신, 종합백신 등으로 불림

3~4주 간격으로 3회 맞추고, 연 1회 정도 추가접종 맞추도록 권장

[2010년 10월 수정-게을러서죄송합니다ㅠㅠ]

이 권장방법대로 다 맞추면 90% 이상의 고양이 몸에 충분한 항체가 형성되어, 범백이 불현성 감염[증세가 겉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는 감염]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거나 아주 약하게 발병해서 설사 하루 하고 끝남

그러나

다만, 개묘차에 따라 접종했어도 발병할수 있음 


저희집 개나비의 경우 어릴적 접종 3차 완료, 성묘가 되어 추가접종 1회를 했고 추가접종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아 발병했습니다. 접종 완료된 2살 건강한 성묘였고 외동이로 자라는 실내냥이였습니다. 그런데도 재수가 없으려니 걸리더군요 -_-;

 

* 기본 3차, 추가접종 완료된 ciael(개납카키), 저의 '개나비'의 발병 사례도 있지만 다른 사례도 많음

moonlitae(적월령) 님의 접종한 고양이, 접종하지 않은 고양이의 전염병 발병 차이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438434

크루루(tarpin)님의 접종 안한 아이의 범백 투병기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391082  http://cafe.naver.com/ilovecat/391644

* efunk님의 중성화 직후 감염된 범백 투병기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166425

 

치료 방법

 

파보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직접 치료약은 없음 대증요법[밖으로 드러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 만 가능

즉, 바이러스가 백혈구를 파괴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음

바이러스가 장 내벽을 공격하여 생기는 증상[구토와 설사로 인한 탈수]만 완화시킬 수 있음

하지만, 일단 항체를 형성하기 시작하면 24시간 안에 체내 바이러스는 전멸 즉

항체를 형성할 때 까지만 2차 감염 없이 아이가 버텨 주면 됨!

항체 형성할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대증요법으로서의 치료는 필수!

 

범백 진단 후 할 수 있는 치료

 

발열, 구토,설사,혈변으로 인한 탈수와 탈진을 막기 위한 링거 주사

링거 액은 9% 식염수, 포도당과 나트륨 칼륨 염소 등의 전해질 비율을 조절한 용액 등등이 있는데

초반의 경우 전해질 회복을 위해 9%식염수를 투여하고 섭식거부가 지속되면 당분과 전해질 비율을 맞춘 용액 공급

식염수 링거와 칼륨 추가 링거를 필요에 따라 바꿔가며 투여해야 함

 

* 투병기를 읽어 보시면 링거 없이 살아난 고양이는 없습니다. 고로 관련글 링크는 따로 걸지 않겠습니다.

 

2차 세균성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 주사

패혈증이 오고 난 후엔 항생제로 목욕을 시켜도 회복불가, 예방이 중요

링거에 섞어서 맞거나 혈관에 주사할 수 있음 [구토때문에 먹이면 안됨]

 

* 진랑(shiroikyoto) 님의 범백 투병기 (2차감염 관련)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259722

moonlitae(적월령) 님의 범백 투병기 (2차감염 관련)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417967

 

장기간 섭식이 되지 않을 경우, 아미노산 및 당분 추가주사

 

상황에 따라 항구토제지사제 적용 가능

 

상황에 따라 심장쇼크 예방을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 가능

 

중증일 경우 수혈 요법 시도 가능 

범백을 스스로 이겨낸 다른 고양이의 혈청을 수혈함 혈액형과 관계없음 다만, 다른 고양이로부터 공격받은 적이 있거나 상처를 입은 적이 있는 고양이는 항원항체 반응으로 쇼크사 할 수 있어 주의. 수혈시 헌혈자의 피 속에 녹아 있는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같이 들어갈 수 있어 주의. [혈청에서 항체만을 완벽하게 분리해내는 기계가 없음] 부작용 때문에 접종이 완료된 환자에겐 추천하지 않는 편 면역 글로불린과 인터페론도 비슷한 부작용이 있음

 

* 달두콩[minimiaa] 님네 '두콩'이가 수혈요법을 받고 살아남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464973

히이라기(lin053)님네 아이들 혈청 수혈 요법 치료 기록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486548

moonlitae(적월령) 님의 혈청 관련글

관련글 : http://cafe.naver.com/ilovecat/487075

 

면역 글로불린 주사

타 동물[보통 말]의 면역물질을 주사하는건데 수의사간 소견이 다름

 

인터페론 주사

한국엔 안들어왔으나 서울의 일부 동물병원에서 일본출장 다녀오는 수의사들이 조금씩 갖다가 쓴다고 들었음 바이러스들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하며, 수의사들 세미나에서, 복막염[코로나바이러스] 환자의 30%정도의 생명연장에 기여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들었음 다만, 개의 경우고 고양이의 경우에서는 큰 효과가 있다는 공식적 연구결과는 없음

면역 글로불린도 인터페론의 일종임

 

gr3141(쵸끼맘) 님이 운영하시는 사설 고양이보호소 '나비야사랑해'(http://cafe.daum.net/kittenshelter) 에서 범백이 돌 적 이 인터페론 치료를 했었음. [후기글은 없네요;]

 

 

 

 

 

 

링거는 왜 5초에 1방울, 또는 8초에 1방울인가

5초에 1방울일 경우 1시간에 12ml 들어감 [24시간에 288ml]

체중 3kg의 고양이가 하루에 필요한 수분량 180ml

다리를 펴고 있을 경우 5초에 1방울 들어가도, 다리를 구부리거나 움직일 경우 8초에 1방울밖에 안들어감

즉 이론적으로는 5초에 1방울로 설정해놔도 다리를 구부리고 있는 시간 때문에 하루에 180ml정도 들어가게 됨

어린 고양이나 덩치가 큰 고양이, 또는 덩치가 큰 개의 경우 투여 링거 양이 확 달라지니 꼭 병원 문의하세요. 

투여량 꼭 지켜야 합니다. 많이 투여한다고 좋은건 아니에요. 너무 많은 양이 단시간에 들어가면

심장쇼크로 바로 죽습니다. [아기고양이들이 링거 맞추기 까다로운 게 이때문]

반대로 너무 천천히 들어가면 역류해서 바늘이 막히거나 하여 무용지물이 될 수 있어요.

 

링거 액의 성분

식염수 [소금과 물만 있음, 나비는 일주일 내내 투여]

항생제 [2차감염 예방, 나비는 일주일 내내 투여]

당주사 [글루코오스 추가한 링거 액]

황달, 탈진, 지방간 예방, 발병 후 3일,4일째 날 투여

칼륨주사 [칼륨이 함유된 링거액으로 전해질 밸런스를 맞추기 위함, 발병 후 3,4일째 날 투여]

 

 

 

 

 

 

 

신체에 이상이 있을 경우 행하는 혈액검사

 

복막염이나 신체 다른 곳의 염증을 진단하기 위해 행하는 검사

 

토탈 프로틴 [전 단백질량]

토탈 알부민 [단백질 중 알부민의 함량]

토탈 프로틴에서 토탈 알부민을 빼면 글로불린의 함량이 나오는데, 글로불린[항체]이 늘어나면 몸 어딘가에 염증이 있다는 뜻

 

신장질환이 있는지 진단하기 위해 행하는 검사

 

요소량

 

파보장염[범백]인지 확인하기 위해 행하는 검사

 

구토, 설사, 혈변, 식욕부진의 증상이 있는지 확인

혈액의 농도, 적혈구량, 백혈구량 검사

탈수가 어느정도인지, 백혈구 감소가 있는지 진단하기 위해 필요

파보바이러스 키트 검사 [개,고양이 겸용이며 변 속의 '파보바이러스'를 추출해내는 키트임]

백혈구 수치는 정상인데 키트에서 파보가 검출될 수도 있고

키트에선 나타나지 않는데 백혈구 수치가 뚝 떨어지는 경우도 있음

둘다 해볼 것을 권장

-신장기능과 관련된 혈액 수치 검사나, 엑스레이를 통한 체내 이물질 검사, 간기능 검사 시에 이상이 없고 백혈구 수치에 이상이 있다면 범백 가능성 있음 고로 이 검사들도 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 해볼 수 있음 

 

신체의 이상이 파보장염[범백혈구 감소증]으로 진단된 후 행하는 검사

 

탈수 진행 정도, 백혈구량을 체크하기 위한 혈액검사 [혈구량, 혈액량 검사]

탈수 정도를 알고 링거를 계속 할지 그만둘지를 결정할 수 있으며,

백혈구량을 체크하여 치료법을 바꾸거나 유지할수 있게 됨

투병 며칠째 백혈구량이 떨어지기만 한다면 혈청 수혈 등의 다른 치료법을 생각해 볼 수 있고

투병 며칠 후 백혈구량이 증가하고 있다면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뜻이므로

[항체가 만들어진 후면 1,2일이면 몸 속 바이러스는 전멸] 수혈 등의 위험한 치료법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항체가 완성되기를 기다릴 수 있게 됨

투병기간 내내 매일 하면 좋지만 진료비가 걱정이라면 이틀에 한번정도도 괜찮다 함. 개나비는 매일..

다만, 성묘의 범백혈구감소증 사례를 보아 개묘차에 따라 백혈구 수치가 몇시간만에 오르락내리락 할수도 있으므로

아이 상태가 눈에띄게 변했다면 하루에 두번이라도 하는 게 좋음

 

전해질 밸런스 검사 [나트륨, 칼륨, 염소 량 검사]

체내 전해질 밸런스 균형도를 검사, 링거액의 종류를 정하고 탈수 탈진상태를 알아보는데 필수

투병기간내내 매일~2일에 한번 정도는 하는 것을 추천

나트륨과 칼륨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쇼크사가 올 수 있고, 둘의 밸런스가 깨지면

아무리 먹어도 아무리 포도당을 주사해도 몸 속에서 에너지로 활용할 수 없음. 다 설사로 빠져나가게 됨

링거 맞추고 열심히 강제급여해도 죽는 애들은 이 밸런스 문제로 죽는것

전해질 비율을 보고 알맞은 수액으로 바꿔 주는게 좋음

[예를 들어 칼륨이 높으면 식염수 용액으로, 나트륨이 높으면 칼륨이 첨가된 용액으로]

 

체온 측정

발열상태인지 저체온증인지 꼭 체크할것.

대체로 고열>천천히 열이 내림>회복                또는

                  급격히 열이 내림>저체온증>사망  단계를 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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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누르면 플레이됩니다)



만 2살이 넘은 석봉이는 여전히 오뎅꼬치에 환장을 한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꼬치를 물어다 내 발 밑에 놓고

의자 팔걸이를 짚고 서서 이걸 빨리 던지라고 말한다.


흔들라는 게 아니다.

던지라는 거다.





"던지라.

 그러면 물어오겠다."




(화면을 누르면 플레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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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는 동생이 키우는 고양이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구토와 식욕부진 증상을 보였다.


"어제는 먹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웅크리고 나오지도 않고, 하루종일 아무 것도 먹지를 않아."


고양이는 대개 순식간에 아프다.

실은 순식간에 아픈 게 아니라 왠만해서는 아픈 것을 숨기는 본능 때문에

주인이 눈치채기 어렵다.

특히 성묘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게 아프다면 이미 병세가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바로 엊저녁까지 멀쩡히 날아다니던 아이가 다음날 갑자기 꼼짝않고 있거나

토하거나 먹지를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헤어볼을 토하기 때문에 저러다 말겠지 싶기도 하다.


하지만 고양이가 하루 이상 먹지 않고, 구토와 의기소침 증세를 보인다면

누군가에게 호소할 일이 아니라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좀 호들갑스러운 편이 병세를 악화시키는 것보다 낫다.


고양이는 대단히 위험한 방식으로 구토를 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구토를 하면 위장이 식도로 말려들어가서 자칫 식도가 상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동생은 다음날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 갔고, 현재 범백 판정을 받아 3일째 입원중이다.

심한 탈수 상태. 백혈구 수치 100...

(범백이란 범발성백혈구감소증을 일컫는 말로 정상 수치는 12000이상이다.)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잠복기 : 최대 2-3주의 잠복기 동안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검사 키트에도 음성반응으로 뜰 수 있다.

식욕부진이 있을 수 있지만, 눈치챌 수 없다.

우리집 고양이들의 경우 키트 양성 반응 후에도 거의 3주 가까이 증상이 없었다.


2. 발병 및 범백 중기 :  구토+설사+식욕부진+의기소침의 증세를 보인다. 

경우에 따라 초기에는 설사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변에서 생선 썩은내 + 락스 냄새가 난다.

주요 증상은 혈변이다. 범백 바이러스가 장을 공격해 소화기능을 거의 마비시킨다.

백혈구가 감소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장기 중 세균이 가장 많이 들고 나는 장이

가장 쉽게 감염되기 때문이다.  

발열이 심하게 나기도 하며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고온 발열보다 저체온이 더 위험한 상태로 진입한 것이라고 한다.)


3. 회복기 : 스스로 먹기 시작하면 회복의 징조다.

구토와 설사가 멎고 그루밍을 시작하면 완치된 것으로 본다.



대개 범백은 5일-7일만 버티면 살아난다고 한다.(급성)

하지만 요즘의 범백은 기존의 패턴을 깨고 한달동안 지속되기도 한다.(만성)


범백이 만성으로 넘어가면 사람이나 고양이나 피말리는 상황이 계속된다.

초기에는 구토를 막기 위해 금식을 시킨다.

하지만 절식이 장기화되면 백혈구 수치가 올라온다 해도 

장기간의 구토와 설사로 인해 다른 문제들이 발생된다.


# 우리집 막내는 3주동안 입원해 있으면서 너무 오랫동안 먹지 않아서

  알부민 수치가 심하게 떨어지고 나중엔 복수가 차기 시작했다.

  나중엔 토해도 어쩔 수 없다는 심정이 되어 1cc 주사기로 음식물을 조금씩

  몇 시간에 걸쳐서 먹였다. 


범백은 직접적인 치료법이 없고, 고양이가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낼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대증 치료를 한다.

면역력 저하로 인한 2차 감염 + 체내 영양소의 불균형으로 인해 합병증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항생제와 필요한 약이 투여된다.

그러니 투병기간과 절식이 길어지면 약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무조건 먹여야 한다.

특히 피딩튜브를 사용할 수 없는 아기고양이들의 경우에는 

위를 자극하지 않고 구토감을 느끼지 않도록 자세히 살피고 달래가면서

강제급여를 하는 수밖에 없다. 



범백의 대증 치료법과 보다 자세한 정보는 다음 글에 잘 정리되어 있다.  



펌 :: [개납카키] 범백혈구감소증 [범백] 투병시 시도할 수 있는 검사와 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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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찬이를 보러갔다.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벌써 엄청 자라서 몽롱이 만해졌다.

나의 로망묘 회색턱시도로 훌륭히 자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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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를 보니 우유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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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봉이를 닮아 발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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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봉이를 닮아 큰 것은 발만이 아니다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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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이마는 몽롱이를 닮았고
코와 입은 석봉이를 닮았다.

표정이 없어서 태엽고양이라고 불린다.

우리 까뮤는 찬이의 2/3 정도밖에 안된다.
(엊그제 몸무게를 달았는데 1.87kg)

까뮤는 아직도 엄마 젖을 먹고 있다.

찬이는 이제 우리를 기억하지 못하겠지.
찬이가 집에 놀러왔으면 좋겠지만
석봉이 몽롱이 까뮤가 전부 힘을 합쳐
찬이에게 폭풍 하악질을 할 게 뻔하다.
그러다 결국은 지들 셋이 싸우게 되겠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둘이 하악거리면
어느 순간 전부 서로를 향해 하악거리고 있다.
마치 미국 영화의 술집에서 싸움이 나면
느닷없이 전체가 다 쌈박질을 하는 것처럼.

게다가 앞뒤 못 가리는 석봉이는 얼마 전 까뮤에게 마운팅...=_=
그게 단순 마운팅이 아니라 교미할 때 내던 소리를 내며
까뮤의 목을 물며 올라탔다가 발각되었다. 에라이...

그러니 찬이를 만나면 석봉이는 아마도 남자 대 남자로
제압하려 할 것이다. 겁도 많은 주제에...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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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 Corentin Dombrecht

출처 : http://www.digsdigs.com/a-bookcase-for-you-and-your-cat/




출처 :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mediumcontrol/3797170824/in/set-72157621843231823/)



요건 만들 수 있을 거 같다.


5월에 이사 가면(혹은 안 가면) 시도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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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

고양이가족 2012. 3. 6. 04:02


 





요 녀석들!!!




까뮤 성장기록

2/15 퇴원 당시 약 900g (추정)
2/20 : 1.1kg
2/22 : 1.22 kg
2/28 : 1.34kg
3/03 : 1.49kg
3/05 : 1.5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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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직전의 까뮤. 약을 먹이기 위해 요다 코스프레.







입원 중의 까뮤.






퇴원 전의 까뮤. 그루밍을 시도하는 중.







퇴원 직후의 까뮤. 3일 동안 끊임없이 골골송을 불렀다.







현재의 까뮤. 집안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풍경.





그리고,






 
요런 모습이라든가,

 





요런 모습.




요런 모습을 보이고 있음.
몸무게는 날마다 조금씩 늘어서 1.3kg를 넘겼다.
(입원 전에 1.2kg)





 



아직은 몸 여기저기 털이 깎이거나 빠진 자국이 남아 있지만,










"이제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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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가족 구성 및 발병 전

부모묘 2 + 생후 7주차의 아깽이 6 = 총 8묘


<여섯 아깽이들>


1월 2일 - 찬이 입양감
1월 3일 - 베베 입양감
1월 5일 - 찬이 이틀 동안 혈변 후 범백 키트 양성 반응 (강하게)

           - 집에 남은 네 아이들 모두 범백 키트 양성 반응 (약하게), 증상 없음
           - 베베 음성 반응 (키트 음성, 증상 없음 - 감염 안됨)




▷ 범백 초기 또는 잠복기 : 2011년 1월 9일 - 1월 21일


키트 양성 반응이 뜨고 4일 후인 1월 9일, 벨라부터 혈변이 시작되었다.
혈변이라고는 하지만 모양 잡힌 약간 무른편 끝에 피가 섞여 나오는 정도였다.
활동성, 식욕 모두 나쁘지 않았고 구토나 설사는 없었다.
통원 치료 하며 약 대신 아침 저녁으로 주사를 맞았다.
네 아이와 부모묘까지 여섯 묘의 변 상태를 각각 확인하기가 어려웠지만
가능한 옆에 붙어서 시간별로 먹는 양과 화장실 이용하는 것을 기록했다.

1월 18일 : 통원치료 중단.
병원에서는 1월 20일까지 괜찮으면 완치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무렵 먼저 분양된 찬이는 완치 판정을 받고 1차 접종까지 마친 후였다.
분양된 또다른 아이 베베는 아무 증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 발병 : 2011월 1월 22일 ~ 1월 25일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안심할 무렵, 모든 게 시작되었다.

1월 22일. 23일 : 까뮤가 하루 한 차례씩 구토를 했지만 소화기능 문제로 여김


1월 24일 : 범백 항체 검사를 위해 벨라와 까뮤 병원 방문. 항체 전혀 없음.
백혈구 수치 정상. 탈수 없음. 병원에서 처음부터 범백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견해를 보임.
(키트 양성 반응 후 2주 이상이 지났으므로 약하게라도 항체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항체 검사 키트는 완벽하게 깨끗했음)

까뮤 구토 증상에 따라 약 처방 받음

1월 25일 : 까뮤 밤새 구토. 식욕 및 활동성 제로. 우유 구토 시작, 둘다 입원함.

이후 남은 아이 둘에게도 차례로 증상이 나타남.
우유에게 집에서 강제급여 시도했으나 구토가 악화됨.



▷ 입원 및 투병 시작 : 2011월 1월 25일 ~


네 아이 모두 24시간 병원에 입원함. 
까뮤에게 범백 키트 재검. 강렬한 양성 반응.
수액처치 및 혈청주사 투여.
PCR 결과 범백 확진.



▷ 범백 말기(토리/벨라/우유) 

까뮤의 상태가 가장 안좋았다. 토마토케첩같은 진짜 혈변을 봤다.
다른 세 아이는 오히려 활력이 남아 있었고 음식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던 중에...

1월 30일 :  토리 상태 악화됨. 밤 11시 경 사망
1월 31일 : 벨라 / 우유 기력이 떨어짐. 수혈 받음
2월 1일 새벽 : 벨라 / 우유 상태 악화됨. 세 시간 간격으로 사망 (0시~3시)

모두 하루 만에 급격히 악화된 것이었다.
세 아이 모두 사망까지 같은 양상을 보임 :
구토 혹은 설사 → 저체온증 → 동공 풀리고 의식 불명
이 단계가 몇시간 안에 진행되었다.


2월 2일 : 아빠묘인 석봉이 발병. 발열 / 설사 / 무기력/ 식욕부진 증상. 범백 키트 양성 반응

2월 3일 : 석봉이 퇴원.  이틀 후 회복.  5일간 약물치료. 



▷ 계속되는 까뮤의 투병기






2월 1일 : 입원 7일째. 갑자기 활력을 찾음. 꾹꾹이도 하고 골골송도 부름. 밥을 조금씩 먹기 시작함.

[강제급여 시작]


2월 4일 : 기력이 다시 떨어짐. 물설사 / 녹색 구토(담즙). 강제급여 중단

2월 5일 : 설사 심해짐. 혈변도 다시 보임. 기저귀 착용시킴.


입원 2주째. 맨 처음 키트 검사 후 한달째.
나는 지치고 화가 나고 혼란스러웠다.
입원치료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늘어나는 병원비도 걱정이었지만, 그보다는 입원치료가 과연 옳은 선택이었나 싶어졌다.
극도의 스트레스가 병을 더 악화시키는 건 아닐까?
아이들이 자신이 치료받고 있다는 걸 모를텐데, 버림받았다고 느끼진 않을까?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 해도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게 하는 게 옳은 걸까?

하지만 이제 와서 퇴원을 시키자니 속수무책이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꼴 밖에 안되는 거 아닐까?
아깽이들은 집에서 혈관수액을 놓을 수가 없고(양조절이나 막히는 증상에 대한 위험)
피하로 수액을 놓기엔 상태가 너무 안좋았다.

24시간 병원으로 옮기기 전에 원래 다니던 병원과 다른 유명한 고양이 전문 동물 병원에도
조언을 구해보았다. 양쪽 다 '고양이는 입원시키지 않는 게 생존률이 높다'는
의견이었지만, 당장 구토와 혈변, 음식거부를 하는 아이를 퇴원시키라는 얘기는
하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스스로 먹기 시작하면 그때 피하로 수액을 맞으며
통원치료를 하라고 권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택한 방법은 병원에 아이를 두되
나도 함께 붙어 있는 것이었다. 범백 걸린 아이는 면회나 만지는 게 제한적이었지만,
이미 세 아이를 잃은 상황에서 나는 눈에 보이는 게 없었다.
다행히 병원에서도 양해해주었고, 집에서 챙겨간 소독약으로 아이를
만지기 전과 만진 후에 소독을 했다. 병원 문을 여닫을 땐 장갑을 사용했고,
아이를 담요로 감싸안아 무릎에 내려놓은 뒤 하루 종일 또는 새벽 늦게까지 함께 있었다.



2월 6일 : 구토 멎음. 알부민 수치 저하로 복수 차기 시작함. 설사와 혈변.
             빈혈 심해짐(10% 가까이 떨어짐)

2월 8일 : 수혈받음

벨라와 우유에게 수혈했던 전례가 있어서 많이 망설였다.
(벨라의 경우는 수혈하다가 반응이 좋지 않아서 중단했고,
우유는 부작용은 없었지만 효과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까뮤의 혈액이 병원에 있는 이크라는 고양이와 매칭이 아주 잘 된다고 했다.
매칭 Grade 1정도면 무리가 없는데, 둘은 그보다 더 잘 맞는 Grade 0이라고 했다.



2월 9일 : 수혈 후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알부민 수치와 빈혈이 조금 개선됨

2월 10일 : 혈변 멎음. 강제 급여 다시 시작. AD 캔의 미세한 건더기조차 삼키기 버거워해서 
                  완전한 액체로 만들어 먹임. 한번에 0.5ml이상 입에 넣으면 뱉어냄.

2월 11일 : 조금씩 음식에 관심을 보임. 제대로 먹지는 않음.

2월 13일 :  스스로 먹는 양이 늘어남. 변 상태 잡힘. 모양 잡힌 무른 변과 맛동산.
                   강제급여가 점차 수월해짐.


강제 급여 방법을 보려면 아래 클릭




2월 14일 : 강제급여가 조금씩 수월해짐. 스스로 먹는 양 급격히 늘어남. 설사 멎음.

2월 15일 : 빈혈 수치는 여전히 낮은 상태이나 활력이 좋아짐.
                  오후 5시 퇴원

집에 돌아온 까뮤는 엄청 행복해보였다. 손만 대도 골골거리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잤다.
빈혈기가 있는 데다가 너무 오랫동안 입원해 있던 탓인지 이틀동안은 움직임이 좀 둔했다.
그루밍을 하다가도 비틀거리고 고양이 방에 격리해두어도 울지 않았다. 

 
2월 20일
: 퇴원 5일 뒤 병원 방문하여 재검. 모든 수치 정상으로 돌아옴.
                   3월 5일에 1차 4종 백신 접종 예약함.


범백은 몇 번이고 재감염될 수 있으니 완치됨과 동시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의사도 있다.
실제로 다섯 번까지 재감염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편으론, 범백 완치 후 접종을 했다가 칼리시에 감염됐다는 사례도 보았다.
까뮤의 병원에서는 2주 정도 휴식기를 가진 뒤에 접종을 하자고 했다.
강제급여나 입원치료에 대해서도 의사들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보이고,
저마다 접근방법이 다르듯 접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상반된 경우와 사례들 속에서 나는 까뮤 담당의사의 견해를 따르기로 했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는 기존의 범백 진행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였고,
키트 양성 확인일부터 본격적으로 구토 설사 발열 증세가 나타나기 전까지의 3주동안은 뭐였는지
- 잠복기였는지, 그 사이에 재감염이 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항체를 만들기까지 6-7주가 걸린 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분명한 건 범백이 반드시 7일 안에 결판이 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접종을 마친 성묘인 아빠고양이(석봉)도 감염시킨 걸 보면 범백 변종인 듯 하다.
그동안 인터넷으로 수많은 범백 투병기를 읽고 또 읽으며, 정보를 얻었다.
내가 읽었던 범백 완치글의 주인공을 병원에서 마주치기도 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뒤늦게 알게됨)
지난 1월, 2월을 지나면서 투병기의 글 한 줄, 주변 사람들의 말 한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이름모를 그분들께 감사를-


**

까뮤에게 적극적인 처치를 해준 W병원 담당의사선생님과 간호사분들, 감사합니다 :)




***

끝으로, 청구서 상의 병원비는 470만원 남짓 나왔다.
실제로 계산한 금액은 CONFIDENTIAL ~
대표적인 항목별 비용을 보면,

혈액검사 / CBC : 3만원
혈액검사 / PCR : 12만원
1일 입원비(수액포함) : 4만원
수혈 : 10만원
항혈청 주사 : 2만원

부가세 제외한 금액이며, 항혈청 주사와 혈액검사(CBC)는 각각의 고양이에게
거의 매일 비용이 발생했다고 보면 됨. 

가정출산 및 다묘를 책임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프게 배우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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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고양이 집사 2012. 2. 20. 20:07


나는  다섯 살 때까지 외갓집에서 자랐다.

외갓집이라면 시골집의 풍경이라든가 밭일을 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나의 외가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2층 양옥집이었고, 지하에는 조그만 가죽 장갑 공장이 있었다.

공장장 삼촌과 열 명이 조금 안 되는 언니 오빠들이 있는 지하의 공장에서는 언제나 미싱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2층에는 가죽 원단이 잔뜩 쌓여 있는 방이 있었고, 겨울철이 되면 커다란 상자들에

가죽 장갑이 차곡차곡 담겨지곤 했다.

네다섯 살 무렵의 나에게 높게 쌓여 있는 '가죽의 방'은 혼자 하는 전쟁 놀이에서

'넘어야 할 산'이었고, 가죽 장갑을 담기 위한 빈 상자들은 적으로부터 몸을 숨기기 좋은

방공호였다. 어째서 네 살 짜리 여자아이가 혼자 전쟁 놀이 따위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나마 전투에 참여하기보다는 도망을 가거나 숨는 쪽이었다.

그 상자들은 크기가 꽤 넉넉해서 내가 안에 들어가고도 뚜껑을 닫을 수 있을 정도였다.

몸을 접고 상자 안에 들어앉아 있으면 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을 거란 생각에

혼자 즐거웠지만, 금세 좀이 쑤셔서 혼자 뛰쳐나오기 일쑤였다.

찾는 사람도 없는 숨박꼭질 따위가 재미있을 리 있나.

하지만 빈 상자만 보이면 매번 그 안에 들어가보곤 했다.


상자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마도 사이즈가 맞지 않게 되고서부터이겠지만,

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냉장고나 세탁기를 보면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친구와 함께 살 때, 친구가 가져온 커다란 양문형 냉장고를 바라보다가

그 안의 음식들과 선반을 전부 꺼내고 들어가본 적도 있었다.

시원하고 아늑했다.

좁은 공간에 몸을 접고 앉아 있을 때의 이상한 안정감.


그래서 나는 상자만 보면 억지로 몸을 구겨넣는 몽롱이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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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족

고양이가족 2012. 2. 19. 00:03



까뮤 퇴원 3일차.
설사와 기저귀 때문에 털이 빠지고 살이 짓물렀던 까뮤.
컨디션도 빠르게 회복되고 몸무게도 늘어났지만 악취는 여전했다.
아무래도 냄새 때문에 석봉이와 몽롱이가
경계를 풀지 않는 것 같았다.
망설이던 끝에 오늘은 목욕을 감행하기로 했다.

셋을 똑같은 샴푸로 씻기기로 한 것.

가장 다루기 힘든 석봉이부터 시작해서
분위기가 이상한 걸 파악하고 요리조리 도망다니는 몽롱이와
영문을 모른 채 순식간에 생애 첫 목욕을 당한 까뮤까지.

목욕이 끝난 뒤 똑같은 샴푸냄새를 풍기는 셋은
고양이 방에 모여 느긋하게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장난도 쳤다.
가끔 까뮤에게 그루밍을 하기도 했다.






까뮤는 기분이 무척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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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까뮤는 퇴원을 했다.

퇴원 직전 사료와 캔을 폭풍흡입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캔과 파우치, 생식까지 먹었다.
손만 갖다대도 골골거린다.
당분간은 작은 방에 마련해둔 고양이방에서 지낸다.

몽롱이는 까뮤에게 별 관심이 없고
어리광쟁이 석봉이는 관심을 빼앗긴 것에 대해
문밖에서 종일 아이유- 아이유- 시위를 하며
호시탐탐 방으로 난입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까뮤의 냄새를 맡다가 하악질을 한 뒤
얻어맞고 쫒겨났음)

까뮤와 함께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다가
깜박 잠이 드는 순간들이 꿈만 같다.
행복하다.
천국 같다.

우리는 다시 행복해졌다.


itistory-photo-1


<잠들기 전 까뮤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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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병원 당직 선생님이
까뮤의 검사 수치를 보여주며
다시 안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름 많이 먹인다고 먹였는데...
건더기가 있으면 삼키지 못하는 까뮤를 위해
황태를 끓이고 또 끓인 물
닭한마리가 다 풀어질 때까지 끓인 물
단호박을 쪄서 갈아서 즙을 짜낸 것
ad캔을 체어 걸러 죽처럼 만든 것
회복식 액체 엔트럴케어 등을
섞거나 번갈아 가며 먹였다.
그게 전혀 도움이 안됐던 건가.
내가 하는 노력들이 처음부터 모두 역효과가 난 건 아닐까.


밤 사이에 응급상황이 생기면 연락드리겠다는 말에
나는 늦은 시간까지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요즘 잠에서 깨면 서둘러 전화기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메시지나 부재중 전화가 없으면 안심한다.
무소식이 완전 희소식이다.

당직선생님과의 우울한 상담을 했던 다음날, 담당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어제의 검사 수치는 기계오류인 거 같다'는 얘길 듣게 되었다.

당황했지만 너무 기뻤다.
까뮤는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었다.
계단처럼 성큼성큼 호전되는 것이 아니라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듯 힘겹게 천천히...
그래도 괜찮다. 올라가기만 한다면.




까뮤는 요렇게 누워 있다가 내가 오면
슬그머니 일어나 문 앞으로 걸어온다.

내가 부스럭부스럭 먹을 것을 꺼내면
오늘은 뭘 가져왔어? 라는 눈으로 바라본다.

오늘은 토끼영양제생식을 들이밀었더니
세 입 정도 먹었다.
그보다는 캔과 사료를 한참동안 찹찹 먹어주었다.

병실에 가득한 다른 고양이들이 부러워했다.

간호사선생님도 "까뮤가 제일 행복하네. 보호자님이 매일 오시고"라고
말하며 웃었다.

까뮤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까뮤가 입원실에서 바라보는 풍경.
저 문을 열고 내가 들어서는 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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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잠시 봄이 온 것 처럼 따뜻했다.
깨끗한 하늘과 잠잠한 바람.

잠에서 깨기 직전 누워 있는 내 곁으로 몽롱이와 석봉이가 와서 앉았다.
그리고 우유가 다가와 내 손등에 얼굴을 부볐다.
아니, 다가오는 우유의 얼굴을 향해 손등을 갖다댔었나.
토리와 벨라도 주변에 있었다.
떠나기 직전의 모습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크기가 아주 작았다.
갓 태어났을 때 만한 크기였다.
꿈인 줄을 알고 있었지만 '아..오랜만이다'라고 생각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이 멈출 때까지 세수를 하고 또 했다.
하루 종일 이러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

병원에서 아이들이 담긴 상자를 받아들고,
사람들과 함께 화장터로 갔다.

아이들이 작은 항아리에 담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이 아이들이 내 무릎 위를 뛰어다녔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까뮤와 함께 견디는 매일매일은 참 더딘데,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은 순식간에 저만치 멀어져버렸다.

나는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웃었다.




**

나는 토리와 벨라에게 정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다.
까뮤는 나와 함께 할 아이였고
우유는 자주 볼 수 있는 사람에게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토리와 벨라는 멀리 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다.

어리석은 짓이었다.
마음을 아낀다고 덜 상처받거나 덜 아픈 게 아니라는 사실을
손바닥만한 아기고양이들이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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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가 멎은 지 4일째.
설사 멎은 지 이틀째.

하지만 거의 먹지 않아서 복수가 차기 시작한지
이틀째 되던 어제, 까뮤는 수혈을 받았다.

알부민과 빈혈수치는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약간 올랐고, 여전히 기력은 없다.

구토가 없어서 어제부터 소량씩 강제급여를 하고 있다.



닭육수+황태삶은 물+계란 노른자로 만든 보양식.
건더기는 잘 삼키질 못해서 국물만 주사기로
강제급여중이다. 국물은 내뱉지 않고 그런대로 삼킨다.

1시간에 걸쳐 약 20-25ml 정도씩 두 번 먹였다.

조금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쉬게 두는 중.




수액 맞은 다리가 어그부츠를 신은 것처럼 부어 있었는데
오늘은 다른 다리로 바꿔 달았다.
기운을 내, 까뮤야.

처음에 느닷없이 아팠던 것처럼
나을 때도 반짝 일어서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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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있는 까뮤의 방에 붙여주고 왔다. (두 번째 그림)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림이 까뮤를 지켜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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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유

범백 투병기 2012. 2. 4. 14:44
까뮤가 밥을 먹기 시작한 지 3일 째.
회복은 여전히 더디지만 그래도 좋아지고 있다.
까뮤 덕분에 나도 버티고 있다.
사랑한다고 함께 집에 가자고 오래오래 같이 살자고
말해주었다.
걱정하고 불안한 마음보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갖고 대하면 긍정의 에너지가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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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더 있다간 병세가 악화될 것만 같았다.

석봉이는 목이 쉬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울었다.

목에 쓰고 있던 넥카라도 벗어버리고 철창문이 부숴져라 흔들어댔다. 

먹지 않는 것도 병원에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
.
.

이틀 전 저녁, 석봉이가 갑자기 굉장히 얌전해진 것을 발견했다.

원래 말도 많도 참견도 많이 하는 아이라서 곧바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허겁지겁 뺏어먹곤 했던 아가들 사료를 들이밀어도 본체만체였고

젤 영양제를 억지로 먹이자 헛구역질을 했다.

그리고 밤새 고열에 시달리며 앓는 소리를 했다.

누가 고양이는 아픈 것을 숨긴다고 했던가.

석봉이는 아이고아이고 하고 울었다.

다음 날 점심 때 쯤 석봉이를 병원에 데려갔고, 범백키트에는 정말 강렬한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접종을 마친 성묘가 범백에 감염된 것도 드문 일이지만,

이렇게 강하게 나타나는 건 더욱 더 이상한 일이라며 의사는 입원을 권했다.

어차피 나도 까뮤 때문에 병원에 계속 있어야 했기 때문에 석봉이를 바로 옆 방 철장에

입원시켰다. (범백 아이들 전용 케이지인 듯 하다)

그렇게 하루 +  반나절을 입원해 있는 동안 녀석은 정말 쉴새없이 울어댔다.

해열제로 인해 열이 내리자 식욕도 약간 돌아와 있었다.

문제는 설사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점액질 같은 것이 나온다는 건데

시간이 갈수록 힘차게 우는 것으로 보아 기력을 잃진 않은 것 같았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녀석은 참았던 변(설사)를 하고 난 뒤

몇 차례에 걸쳐 밥과 물을 먹었다. 하지만 허겁지겁 음식에 달려들었다가도 몇 입 먹고 나면

속이 거북한 듯 뒤로 물러나 술먹은 다음 날 속쓰린 표정으로 집안을 배회했다.


게다가... 중성화도 한 주제에 발정 상태인 몽롱이에게 달려들어 고양이 애로영화도 찍었다.

남자는 밥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할 수 있다더니...

잠시 후 석봉이는 다 이루었다는 듯 열혈그루밍을 한 후, 호박방석에 들어가 몸을 말고 잠이 들었다.








아픈 와중에도 석봉이는 코믹냥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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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까지 세 아이가 떠났다.
토리, 벨라, 그리고 우유.
셋 모두 내가 본 마지막 모습은 의식을 잃고 옆으로
누워 심장 마사지를 받는 장면이었다.

아이가 의식을 잃어가던 그 순간에 나는 거기 없었다.
의료진들이 아무리 최선을 다했다한들
아이들은 그저 답답한 공간 속에 갇혀서
이상한 호스가 몸에 달린 채 공포심에 질렸을 것이다.
고작 닷새면 엄마 아빠도 못알아보는 고양이의 기억 속에
병원에서의 지난 일주일이 평생의 기억이 되면 어쩌나
나는 그게 가장 안타까웠다.

그래서 나는 심장마사지를 받던 자세로 숨을 멈춘
세 아이를 차례로 안아들며, 너를 위해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좋은 시설을 갖춘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지난 일주일간
아이들도 괴로웠도 나도 괴로웠다.

나는 이 괴로움을 줄이기 위해 아니 조금이라도 행복한
기억을 더 갖기 위해
오늘은 혼자 남은 까뮤의 곁을 지킨다.

병원에 있는 까뮤를 내가 먹이고 재우고 닦아준다.
더디게 회복중인 까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든 일주일이든 십년이든 그 이상이든
나는 다시 고양이와 함께 행복한 오늘을 보냈다.
까뮤는 케이지에서 내 무릎 위로
걸어내려와 한참동안 앉아 있었다.
골골송을 부르며 꾹꾹이도 했다가
기지개도 켰다가 함께 꾸벅 졸기도
했다.
예전처럼.

거실 소파에 누워 주변에 모여든
고양이들과 함께 잠들곤 했던
그 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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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뮤 힘내

범백 투병기 2012. 2. 1. 00:12




어제 오후까지 기력이 없던 까뮤는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가장 작게 태어나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가장 활발했던 녀석.

까뮤는 이제 일주일을 버텨냈다.
오늘 까뮤는 오랜만에 나를 보고
말을 걸고 다가오려 했다.
일주일만에 까뮤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골골송을 부르며
꾹꾹이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진작 안아줄걸.
토리를 그렇게 보내고
오늘은 우겨서라도 까뮤를
한참동안 안아주리라 생각했다.

조금만 더 버텨줘.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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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안녕.

범백 투병기 2012. 1. 31. 00:54






저녁에 아이들 면회를 갔었다.
어제와 달리 토리의 상태가 너무 안좋아보였다.
눈빛이 흐려 있었고, 숨이 가빴다.
몸을 제대로 못 가눌 정도로 비틀거리면서도
나를 보고는 몇 번이고 일어서서 나오려고 했다.
몇 발자국 못 걷고 쓰러지길 여러 차례 했다.

집에 데려왔어야 했다.
거기 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집에 돌아오고 한시간 반 쯤 지났을까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토리가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 거 같으니 지금 와달라고.

택시를 타고 가는 와중에 다시 한번 전화가 왔다.
토리에게 응급상황이 생겨서 심폐소생술 중이라고 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 토리는 의식을 잃고
심장 맛사지를 받고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이었다.

숨을 멈춘 토리의 등은 따뜻했고
발은 차가웠다.


차가운 발로 무지개 다리를 사뿐히 건넜을까.

고마웠어 토리야.
미안해.




토리는 구토 시작 후 5일, 입원 후 4일을 버텼다.
입원 당시 백혈구 수치는 정상이었으며, 3일동안 활발했다.

2011년 11월 8일 오전 10시 경에 태어남
2012년 1월 5일 범백 키트 양성 반응
             1월 8일 약한 혈변 시작
             1월 26일 구토 시작
             1월 30일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어 밤 11시 별이 됨

그리고 저 날짜 사이사이, 수많은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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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라가 입양을 간 다음날, 까뮤는 갑자기 구토가 심해지고 탈수증상이 와서 입원을 했다.

그 다음날은 우유가, 그리고 이틀 뒤인 오늘은 토리가 입원 했다.

우유와 토리는 까뮤만큼 심각하지 않았지만, 두 아이를 집에서 제대로 보살필 자신이 없다.

고양이들 외에도 다른 일들이 겹쳐서 많이 지쳐 있기 때문이다.

어제 본 까뮤의 누워 있는 모습은 그냥 까만 덩어리처럼 보였는데

오늘은 네 발로 서서 나를 향해 야옹이라고 말해주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보낸 지난 한 달 동안에도 아이들이 건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버린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보살피고 분양하는 일은

아가들의 성장과 재롱이나 보다가 하나씩 좋은 주인에게 보내는 정도의 일이 아님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건강하게 자라준 석봉이와 몽롱이에게 고마울 뿐이다.


**

나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나는 채식주의자도 아니고, 가죽 제품을 사용하며, 고양이에게 닭을 먹인다.

죄책감 없이 살충제를 뿌려대며, 내가 사용하는 소독약에도 수많은 생명이 간단히 사라진다.

옆집 아줌마보다 우리 엄마의 생명이 더 소중하고, 그 중에서 내 목숨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고양이들을 살리기 위해 시간과 돈과 노력을 쏟아붓는 건 내 고양이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온전히 기대고 있는 생명을 방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회복하면, 내가 온 힘을 다해 살려놓은 이 아이들을 

나와 똑같은 마음으로 보살펴 줄 사람들에게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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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엔 고양이가 없다.
식빵굽는 네 마리의 고양이 대신
누워 있는 네 명의 사람이 있다.
고양이는 아파도 안 아픈 척 한다.
고양이는 엄살을 모른다.
아프니까 나를 돌봐줘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
구석에서 동그랗게 몸을 말고 스스로를 핥는다.
그러니까 고양이를 돌봐야만 할 땐
진짜로 도움이 필요한 때이다.
내 고양이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세상 천지에 나 하나 뿐.
고양이가 없는 방에 누워
아프지 않은 척을 하고 있을지 모를
내 고양이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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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만에 나타난 아빠 엄마를 하악질로 맞이한 네 아깽이 자매들.

더이상 몽롱이와 석봉이는 침입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싸움은 그들 사이로 번져 자기들끼리도 하악질 작렬.

특히 토리와 우유 사이의 신경전은 대단했다.

외출했다 돌아오니 소파 밑에서 꼼짝 않고 으르렁대던 토리는 결국 소파 밑에다 똥을 싸고

발로 밟고 완전 패닉 상태.

우유는 모두를 향해 하악질을 했지만 그 중 특히 토리를 싫어했는데

아무래도 토리 발에서 나는 똥냄새 때문인 듯 했다.

깃털 낚싯대와 오뎅꼬지를 동원해 아이들을 현혹시키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정신이 팔려 놀다가도 토리와 마주친 우유는 토리의 발냄새를 맡고 완전 사색이 되어

멀찌감치 숨어버렸다.

결국 스트레스 게이지가 만땅으로 차버린 우유는 구석에 놓인 비닐봉다리를 신경질적으로 긁다가

거기 그대로 똥을 싸버렸는데 하필 그 타이밍에 내가 우유를 들어올렸고

이미 나오기 시작한 배설물은 게다가 거의 설사에 가까운 묽은 변으로

우유의 동선을 따라 곳곳에 냄새와 흔적을 남겼다. (내 바지 포함)

범백 위험 시기에도 보지 못했던 설사를 ㅠㅠ

집사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수치심으로 구슬피 우는 우유를 화장실에 황급히 집어넣은 뒤

서둘러 바닥을 닦아냈다.

그 이후에도 한참동안 우유와 토리는 으르렁 하악을 반복하며 서로를 견제했고

까뮤는 멍때리다가 누군가 으르렁 거리면 따라서 그르렁거리고

오직 벨라만이 천진하게 셋 사이를 오가며 장난을 쳤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격리된 석봉이의 끊임없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울어서 목이 쉬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나는 벨라를 제외한 모든 고양이들이 원망스러웠지만

이 모두가 내가 자초한 일...

애초에 탁묘를 보내는 게 아니었다.......


다행히도, 아깽이들은 지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고,

나는 우유와 토리에게 어떻게 약을 먹일 것인가 궁리했다.

집에 있는 캡슐약 중에 가장 작아보이는 것 두 알을 꺼내 내용물을 모두 비운 뒤

소독한 면봉으로 캡슐 벽면에 남아 있을 가루들을 말끔히 닦았다.

동물병원에서 조제해 온 가루약(여러번 급여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던)을

캡슐 안에 채워넣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우유를 붙잡고 목구멍 안쪽으로 알약을 투척.

입을 꾹 닫고 코에 숨을 훅 불어넣자 만세- 우유가 알약을 삼켜버렸다.

같은 방법으로 토리에게도 약을 먹였다.

그리고 집에 있는 바흐 플라워에센스를 우유와 토리의 발등 및 몸 곳곳에 떨어뜨렸다.


 


<바흐 플라워 에센스>
고양이 스트레스 완화 오일 - 카밍츄와 비슷한 용도
이사, 새 고양이 대면, 병원 방문 전에 3-4방울정도 먹인다. 


원래 복용시켜야 하지만 몸에 뿌려두면 어차피 그루밍할테니까.

그리고 둘한테서 같은 향이 나면 싸움을 멈추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우유와 까뮤의 몸에도 좀 묻혔다.

저것 때문인지 아님 애들 기분이 풀려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토리가 먼저 경계심이 풀어졌다. 까뮤와 우유가 자고 있는 방석 안에 넣었더니

반항하지 않고 열혈그루밍을 시작했다. 나는 토리의 그루밍을 돕는 척 하며 발에 남은

변냄새를 제거했다. 그 때! 우유가 갑자기 구석에서 도도도도 달려나와 방석 위로

폴짝 점프해서 들어왔다.  그러더니 우유와 까뮤를 그루밍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따란~

거짓말처럼 포개져 잠든 네 아이.

고작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백년은 지난 기분이다.

일단 아이들끼리 다시 친해지는 데는 성공했으니,

이제 남은 건 몽롱이와 저 수다쟁이 석봉이...

(석봉이가 잠잠해지니 이제 몽롱이가 울기 시작한다. 풀어줘~ 풀어줘~)

섣불리 격리를 풀었다가는 네 아이가 도로 쌈박질을 시작할 위험이 다분하니

당분간 니들은 작업방에 살거라.

(근데...그럼... 나는 언제 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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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묘 갔던 두 녀석이 돌아왔다.

닷새만에 엄마 아빠를 본 아이들의 반응은


 

대충 이런 느낌?


고작 닷새 떨어져 있었다고 이것들아!
 
2주도 아니고 1주도 아니고 딱 5일만인데 애비에미도 못 알아보고,
지 자식도 못알아보는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세계 @ㅅ@

네 아이들의 성격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토리 : 쇼파 밑에 혼자 들어가서 한 시간째 으르렁 거리고 있음. 몽롱이가 쳐다만 봐도 하앍 -
까칠하다기 보다 겁이 가장 많다는 뜻. (아마 석봉이를 닮은 듯 하다)

우유 : 내 옆에 딱 붙어서 잠들었음. 무릎냥이의 기질이 보이더니 역시나. 사람 친화적.

까뮤 : 석봉이를 유난히 좋아했던 까뮤. 하악질을 하면서도 석봉이의 케이지 옆에서 식빵 굽다가
잠이듬.

벨라 : 하악질을 하다가 10분만에 몽롱이를 알아봄. 좋다고 달려가서 코찡 + 부비부비를 시도했으나
몽롱이가 하앍 -_- 금세 포기하고 까뮤 옆에 가서 포개어 잠이 듬. 고양이 친화적.
 

경계심이 심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는 석봉이는 작업방에 격리했다.
미친듯이 울어대는 중. 울면 다 된다고 믿는 석봉이의 어리광을
오늘은 반드시 고쳐놓으리라. 울어도 안되는 게 있다는 걸.

몽롱이에겐 아가들 손수건을 목에 둘러주고 거실에 풀어놓았다.
이곳저곳 탐색 후 앉아서 졸고 있음.

졸고 있는 몽롱이를 향해 끊임없이 으르렁대는 토리의 목소리와
방 안에서 거의 방언에 가까운 언어를 구사하며 울어대는 석봉이의 목소리가
정말 시끄럽게 조화롭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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