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녀석이 이사온 둘째날.
P군이 여전히 꼬맹이 이름을 뭘로 할까 고심중이다. 어쩌다보니 내겐 고양이 이름을 결정하는 권한이 없다.
몽롱이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품종, 인상, 이름을 모두 자신이 결정했던 P군은
내 멋대로 데려온 둘째의 이름만은 자신이 지어야 한다는 일종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고양이 보러 나간다. 얼굴만 보고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휘릭 나갔다가
고양이와 함께 돌아온 나를 보며 P군은 차마 화를 내지도 못했다. 왜? 내가 아이를 가슴팍에 올려버렸거든.
안 귀여운 척, 관심없는 척 했지만 그 순간부터 P군은 고양이의 이름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P군이 '시도' '까망이' '턱이' 와 같은 시덥잖은 이름들을 떠올리는 사이
나는 남몰래 요녀석을 '우유'라고 부를까말까 고민중.
(꼬리 끝에 흰 우유가 묻어 있으므로 ㅋ)


암튼 우유가 우리집에 온 지 이틀째.
일단은 작은 방에 화장실과 잠자리, 밥그릇, 장난감 등을 넣어주었다.
그리고 방묘창(저번에 만들다가 크기 잘못 재서 망친 거)으로 막아놓았다.
하루동안 저 안에서 잘 자고 잘 먹고 잘 쌌다.
가끔 몽롱이의 눈을 피해 침대에서 재우기도 했음.





방문 앞에서 애옹애옹.
말이 거의 없는 몽로니와는 달리 우유는 목청도 좋고 원하는 걸 바로바로 말한다.(밥. 졸려. 놀아줘.)





갇혀 있는 우유를 감시중인 몽로니.

저렇게 보고 있다가 포복자세로 다가가서 하악질.
우유도 몸을 잔뜩 부풀려서 "갸 ㄹ오ㄹㄱ 으우그야~~" 라고 대듬.
하지만 결국 슬로우 모션으로 진짜 천천히 몸을 돌려서 멀어져감.
저렇게 천천히 움직여서 걸어갈 수나 있겠나 싶을 정도였음.
도망가면서도 부풀린 몸은 풀지 않고, 이상한 울음소리도 멈추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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