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 안녕.

범백 투병기 2012. 1. 31. 00:54






저녁에 아이들 면회를 갔었다.
어제와 달리 토리의 상태가 너무 안좋아보였다.
눈빛이 흐려 있었고, 숨이 가빴다.
몸을 제대로 못 가눌 정도로 비틀거리면서도
나를 보고는 몇 번이고 일어서서 나오려고 했다.
몇 발자국 못 걷고 쓰러지길 여러 차례 했다.

집에 데려왔어야 했다.
거기 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집에 돌아오고 한시간 반 쯤 지났을까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토리가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 거 같으니 지금 와달라고.

택시를 타고 가는 와중에 다시 한번 전화가 왔다.
토리에게 응급상황이 생겨서 심폐소생술 중이라고 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 토리는 의식을 잃고
심장 맛사지를 받고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이었다.

숨을 멈춘 토리의 등은 따뜻했고
발은 차가웠다.


차가운 발로 무지개 다리를 사뿐히 건넜을까.

고마웠어 토리야.
미안해.




토리는 구토 시작 후 5일, 입원 후 4일을 버텼다.
입원 당시 백혈구 수치는 정상이었으며, 3일동안 활발했다.

2011년 11월 8일 오전 10시 경에 태어남
2012년 1월 5일 범백 키트 양성 반응
             1월 8일 약한 혈변 시작
             1월 26일 구토 시작
             1월 30일 급격히 상태가 악화되어 밤 11시 별이 됨

그리고 저 날짜 사이사이, 수많은 행복한 순간들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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