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백 키트 검사 후 3일째.
두 마리는 아주 희미하게 양성반응, 한 마리(벨라)는 확정하기가 애매하게 안 보였다.
하지만 이미 입양간 찬이에게 증상이 보였으니 내내 함께 있던 벨라도 감염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 격리하지 않고 함께 관찰 중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들과 의사들의
말을 종합해본 결과 
현재 상황은 둘 중 하나인 듯 하다.


1. 잠복기 : 발병 전

이 경우 보름동안의 잠복기 이후에도 발병하지 않으면 안정기로 접어드는 것 같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한달 후에도 발병할 수 있다고 함.
이후에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학대/감금 등) 체력이 약해지면  발병 가능성이 있다는데 
일단 한번 지나간 뒤에는 다시 걸리더라도 큰 탈 없이 지나간다고 함. 

2.  회복기 : 발병 이후
이 경우라면 좋겠다. 말 그대로 모르는 새에 들어왔다 나가는 중. 
열흘 전 쯤 몽롱이가 한 3일정도 토했었다. 그리고 아가들이 이불과 거실 양털 러그에 오줌을
싸기도 했다. (설사는 아니었음) 몇 번 그러다 말아서 별 일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게 범백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몽롱이는 약을 먹고 구토를 멈추고 식욕이 
더욱 왕성해졌으며 아이들은 지난 주보다 무게가 늘었다.


어느 쪽이든 모유를 먹고 신나게 뛰어놀며 자란 아이들이니 기본체력이 있을 거라 믿고
기다리는 중이다. 그보다 대체 어쩌다가 감염이 된 건지 지나간 2달을 곰곰이 돌이켜보았다.

<고양이가 원하는 고양이 기르기>라는 책에서 고양이가 태어난지 3주쯤 되었을 때
여러 사람과 접촉을 하면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로 성장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그 말만 철썩같이 믿고 여러 방문객을 집에 들였었다.
물론, 문제는 방문객이 아니라 내가 철저한 소독과 관리를 못 했다는 것. 
스팀청소기로 닦아주고 물 자주 갈아주고 화장실 자주 치워주고... 
+ 손을 씻고 아기를 만지는 정도.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쨌든 내가 추측한 감염 가능 경로는

1. 방문객 중 범백을 앓은 적이 있는 고양이를 접촉한 사람이 있었을 경우
고양이 방문객 뿐 아니라 내 손님 중에도 길고양이를 데려다가 키우는 사람이 있었다.
범백균은 자연 상태에서 6개월-1년까지 생존한다고 하며, 사람이 그 매개체가 되곤 한다.

2. 12월 말 경 아깽이 둘을 데리고 건강체크를 하러 병원에 다녀왔을 때 감염 
요즘 범백이 유행이라 병원 손잡이에서도 균이 묻어올 수 있다고 한다.
역시 사람이 매개체가 되는 것.

3. 길고양이가 지나간 길에서 신발에 묻혀온 병원균이 집에 들어왔을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 스스로 정말 무지했던 게 아가들이 신발 놓인 현관에서 노는 걸 몇 번
목격하면서도 현관을 막아두지 않았다. 설마, 뭐, 그렇게까지 해야겠어? 라고 생각한 것.
현관을 100% 막을 수도 없는 구조이고 기껏해야 펜스 하나 놓는 건데 아가들은 정말
잘 타고 넘는다. 저길 어떻게 막을지 아직도 연구 중.

4. 부모묘에게 범백 바이러스와 항체를 모두 물려받았을 수 있다.
몽롱이는 가정분양을 받았지만, 석봉이는 두 번의 파양 후에 우리집에 왔다.
그리고 우리집에 온 뒤 한동안 설사를 했다. 하지만 식탐이 엄청나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진 않았고 로얄캐닌 처방식을 먹이니 변이 좀 괜찮아져서 두세달쯤 그걸 먹였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는 일이었고, 원인이야 어쨌든 주인이 
철저히 관리했더라면 이런 상황이 되진 않았을 것이다. 석봉이를 들였을 때 아무런 검사도
하지 않은 상태로 접종을 하고, 또 지금까지 몽롱이와 함께 무사히 지낸 것만도
정말 운이 좋았던 거다.


5:00am
거실 소파에서 아이들과 함께 자다 깸.

사료는 반 정도 남아 있음. - 자느라 누가 먹은 건지 모르겠음.
내가 깨자 아이들도 깨서 우다다

나는 다시 잠.


8:00am ~ 9:30am 

아이들 우다다삼매경. 점프가 늘어 뛰면서 공격함. 
사료는 여전히 남아 있음
큰 밥통에 또 하나 새로 가득 부어줌- 몽롱이가 먹고 있음 

**아이들이 먹는 양을관찰할 필요가 있음. 


우유 :  사료 약간 먹음.
까뮤 : 물 먹음

가장 덩치가 작았던 까뮤가 무거워졌음. (몸무게 1kg)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거나 더 무거워보임.  
고양이를 위한 체중계가 필요함. 

그나저나 요 며칠 사이 몽롱이가 부쩍 살이 올랐음.
아줌마 되어감...
 

9:30am 아깽이들 우다다하다가 순식간에 잠이 듬

* 석봉이와 몽롱이가 아이들 사료를 자꾸 뺏어먹어서 
베이비 전용 식당을 만들었다. 
(상자에 아기들만 통과할 수 있도록 작게 구멍을 뚫어놓고
그 안에 사료를 넣어두었다.)

그랬더니 몽롱이가 작은 구멍 안으로 억지로 몸을 구겨 넣어 들어가버렸다!
구멍 크기를 줄였다.
안에 들어가지 못해 약이 오른 석봉이는 식당 상자를 이리저리 뒤흔들었다.

그래도 이제 아가들이 먹는 사료 양을 확인할 수 있겠지.
아가들이 반대로 엄마 아빠 사료를 먹지 않는 한...


10:50am 아깽이들 일어나서 그루밍/ 가벼운 놀이 중

AD캔 + 사골국물 급여
아이들 조금씩 먹음.
토리/까뮤가 잘 먹음. 


12:30pm  졸다 깨다 하면서 소파에 모여 있음


2:30pm  낮잠 

벨라 : AD캔 + 사골국물 남은 것 먹음
밥 먹으라고 깨웠더니 나와서 그루밍 하고 석봉이랑 놀고 있음 
 

하루에 먹어야할 사료 리셋
내일 오후 2:30 까지 다 먹는지 관찰할 것. 


3:20pm 잠깐 깼다가 다시 자고 있음


(중간에 모여서 엄마 젖을 먹음)


6:00pm
벨라/까뮤
:  사료+사골국물 먹음


6:50pm  
닭가슴살 캔 뜯음. 1/3정도 덜어서 사골국물과 함께 급여
우유/벨라  : 
닭가슴살캔+사골국물 먹음(아마 낮에 AD캔을 거의 안 먹어서 먹는 듯 함)

까뮤가 물을 먹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어쩐지 아이들이 예전만큼 식욕이 왕성하지 않은 거 같아서 걱정이 된다.
밥을 들이대면 조금씩 먹긴 하지만 예전처럼 허겁지겁 먹어치우지 않는다. 
몸무게를 쟀더니(벨라) 900그램-1킬로 사이인 거 같다.
안고 잰 다음 내 몸무게를 빼는 방식이라 부정확함.
지금 슬슬 우다다 시동 걸고 있다.
우다다 할 때 보면 날다람쥐처럼 붕붕거린다.
아이들은 아무 생각 없는데 나 혼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
종일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09:40pm
우유
: 사료 약간 먹음
벨라: 사료와 닭가슴살 먹음
토리: 사료 잘 먹음. 닭가슴살도 함께 섭취. 한참 먹다가 땅을 파는 시늉을 함.
까뮤 : 자고 있음.

먹고 다들 잠
우유 앞에 사료그릇을 놔두었더니 자다 깨서 조금 먹음. 


내일 오후 2시 반까지 먹어야 하는 사료 할당량은 반이 조금 넘게 남았음.
닭가슴살과 사골국물, 엄마젖을 먹은 걸 감안하면 이걸 다 먹지 않아도 되겠지만,
사료가 주식이니 충분히 먹어야 함.
사료 분량은 몸무게 1kg 기준으로 종이컵 반컵 정도. 아이들 체중은
대략 900-1000g을 오감. 

* 소파에 앉아 있으면 종종 아이들이 옆에 와서 다리에 몸을 붙이고 잔다. 


11:13pm
우유 배변상태 : 양호. 맛동산 이상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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