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들 식욕이 조금씩 떨어져간다.
조금 먹거나 냄새만 맡고 땅을 파는 시늉을 한다.
배부르니 묻어뒀다가 나중에 먹겠다거나 맛이 없으니 묻어버리자는 표현이라고 한다.
맛있는 걸 줘도 입이 짧다.
까뮤의 식욕이 현저히 떨어진 듯 하다. (워낙 잘 먹던 아이였기 때문에 더 편차가 크게 느껴짐)



2

구토 증세나 무기력증은 없다.



3

저녁 7시 경에 까뮤와 벨라에게서 혈변이 발견됐다.
설사는 아니고 형태가 잡힌 변인데 약간 묽은 변과 함께 피가 섞여 있었다.
병원에 데려가서 주사를 맞히고 약을 받아왔다.
내일부터 하루에 두번, 3일동안 먹여야 한다.





하나씩 따로 두고 관찰할 수 있다면 얼마나 먹는지, 변 상태는 정확히 어떤지
좀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을텐데...
화장실 가는 순간에 모래로 변을 덮기 전에 잽싸게 포착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아이들이 종종 화장실 모래로 장난만 치다가 나오기도 한다.

의사에게 궁금했던 혈청주사와 수혈요법에 대해 물었다.
혈청을 쓰기에 지금은 늦었다고 말했다.
아니...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니
증상이 생기니까 이제는 늦었다라니...
의사마다 하는 얘기가 제각각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병원에 다시 전화를 걸어
아직 발병이 안된 나머지 두 아이에게 혈청주사를 놓으면 안되냐고 물었다.
두 의사가 잠시 상의해보겠다고 했고, 잠시 뒤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아이들이 잘 이겨내고 있고, 체력도 있는 듯 하니
여러 부작용을 감수하고 혈청주사를 맞는 건 안 하는 게 낫겠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본 이런저런 정보에 기대어 의사를 불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무식해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걱정스럽다.

다행히 찬이는 잘 이겨내고 있다고 하니, 우리 애들도 부디 건강해지길.


발병 후 열흘을 버텨야 살 수 있다.
내일(1월 11일)부터 투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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